2003 ~ 2006

우중산책

maktub 2004. 2. 22. 10:19
비 나리는 아침,
이제 동터오는 거리를, 길을 걷는 것은 좋다.
이왕이면 일요일 아침이면 더 좋다.
그 한가로움속에 편히 거닐 수 있으니까.

봄비라 말하기에는 쌀쌀한 비가 내리고 있다.
아침, 일어나 올림픽 공원을 둘러보았다.
조용한 공원에, 사람들이 산책을 하고...
오랜만에 갖는 여유. 잠시 접어놓은 번잡함.


풀과 나무들이 물을 머금고 나자 제 색을 바랬다.
햇살에 건조한 색이 아닌, 촉촉한 본래의 색이었다.
가지 끝에 맺힌 물방울의 아름다움
이 나를 사로 잡는다.
곳곳에 남은 가을의 흔적이 있고...

***

지나간 시간이 구름처럼 깔린다.
앞으로 살아갈 시간이 더 많건만,
과거지사가 나를 부여잡는다.
내가 잘못 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살아온 시간의 습성을 어찌 알고 고친단 말인가.

***

우산을 들고 조깅을 하는 사람을 보았다.
우산을 들고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었으니... 하하...
다음에 비가 오면 한강에 나가보아야 겠다.

비가 오니, 대기의 먼지는 가라앉지만,
내 맘속에 잠념은 더욱 부유하기만 한다.
어쩔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