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 2006
<<황사>>
maktub
2004. 2. 25. 21:30

쭈르르르 쭈르르르~ 핸드폰이 울려서 받아보니,
마라톤 동호회장님의 안내 멘트,
<오늘은 황사로 인하여...>...
안그래두 작업으로 인하여 (지금도 일하고 있다) 뛰지 못하게 되었는데,
잘 되었다 싶기도 하고,,,
1
동사서독을 본 적이 있는가?
황사 날리는 곳에 사는 사람들...
뿌연 먼지 사이로 아직도 삶의 가려진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제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여전히 옛사랑을 기억하는,...
그리고 그런 술이 있는 곳.
그런 곳에서 날아온 바람이라면, 그런 황사라면
기꺼이 한 번쯤은 마셔서,
우리도 아물어진 상처같은 옛사랑을 한 번쯤 떠올리면 안될까?
이미 그러기에는 지하철에서 시작하는 하루도,
회사에서 인상 찡그리고 앉아있는 과장도,
좋은 이야기 하나 없는 일간 신문도...
모두 **하다.
2
황사는 삼겹살을 부른다.
왜 있지 않는가, 노가다 뛰는 아저씨들은 일 끝나고 삼겹살을 먹는다.
돼지 비계(맞나?)가 먼지를 싹 내린다고 한다.
삼겹살이 먹고 싶은 날에는 황사는 참 좋은 핑계이다.
게다가, 삼겹살이라는 놈은 소주랑 찰찰궁합이라서,
자연스레 소주 한 잔 걸치게 되고,
그러다면 두꺼비가 산도 타고, 백년동안 장수하고...
고객사에서 일하다가 잠깐 나가서 저녁을 먹었다.
쌈밥집에 가서 돼지고기를 먹으면서,
반주로 소주 한 잔 했다.
그래, 이런 맛에 일 한다,
일이 좀 고되면 어떠하리,
이렇게 소주 한 잔 마시면서
오늘 하루를 잊혀야지...
웬일인지 일도 많고, 황사에, 비도 내릴 뻔한
오늘 하루가 나에게는 정겹다.
2004년 2월 25일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