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 2006

마라톤 = 젖꼭지에 p

maktub 2004. 3. 28. 16:34
마라톤은 나의 의지 그리고 몸과의 싸움이다.
그래서 힘들고, 그래서 하는 운동이다.

준비없이 뛰는 것은 일종의 자살행위지만,
이미 뛰었었고, 나는 뛸 수 있다는 자신/자만으로 뛰게 되었다.

많은 사람이 동시에 뛰기 시작했다.
시각은 흘러가지만, 그것은 중요치 않다, 어차피 뛰는 것이니까.

발바닥과 무릅에 통증이 왔다.
육체적 고통쯤은 그냥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하자고 했다..
그리고, 외로워지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었다, 어차피 사는 것은 혼자 뛰는 것이니까.
걸어도 된다. 누군가를 나를 앞질러 가지만, 나는 누군가의 앞에 있으니까.
상대적으로 살아가지만, 절대적인 세상 아닌가.


많은 일들이 떠올랐다. 무엇보다 1km를 넘어가는 것이 기뻤고,
초코파이와 바나나가 맛있었고, 초코파이를 1개만 먹어서 아쉬웠다.



결승점. 빠르지 않은 기록으로 천천히 힘들이지 않고 들어왔다.
최선을 다해서 뛰어와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언덕은 걷기도 하면서, 슬렁슬렁 와야 하는 것일까.


밥을 먹으면서, 8억에 산 아파트가 18억이 되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전부 다 저런 생각만 하는 것일까?
나도 로또를 사야 하는데...
여느덧 나도 평범한 아저씨가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