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서/philippine 2002. 6

필리핀 [2] ::: 첫날밤

maktub 2004. 10. 5. 12:50
트랩이 열리고, 웅웅 거리는 사람들의 뒤를 쫓아,
첫 발을 내딛는 순간,
처음으로 그 나라의 공기를 마시게 된다.
고온다습한 공기를 한 모음으로도 이곳의 기후를 알 수 있다.
필리핀의 6월은 한국과 엇비슷한 것 같은데, 습하지는 않은 듯 하다.
*
수속.
웬지 긴장된다, 예를 들어 주사를 맞는 일처럼.
머 주사를 맞는 것이 별 탈 없는 일이지만, 뽀족한 주사는 언제나 아플 것 같은 긴장감을 주듯이,
간단한 심사를 거쳐 비자를 받을 때는 웬지 긴장 된다.
**
마닐라 국제 공항은 신기하게도 내국인들이 공항에 못 들어오고,
진입도록 바깥에서 기다린다. 덕분에 잡상인들이 없다.
자 이제부터 문제다, 어떻게 시내로 진입할 것인가.
한국도 김포에서 서울로 가는 택시에서 바가지를 많이 씌운 것을 알고 있나?
태국 방콕에서 늦은밤 택시로 들어가려다가 100밧(3000원?) 정도 바가지를 쓴 것 때문에
이번에는 절대 바가지를 쓰지 말아야지 생각하고 있었다.
너무 늦어서 대중교통은 없었다, 그렇다고 택시를 탈쏘냐?
난 배낭여행자다 -.-;;; 돈 없다 -.-;;;
일단 밖으로 나갔다, 지프니가 온다.
휴 지프니 앞에 대충 노선같이 시내 주요 몇 곳이 적혀 있을 뿐이다.
흠-.-;;;
대충 오는 지프니를 골라 탔다. 얼핏 보니 전철구간으로 가는 것을 보니
일단 대충은 맞아 떨어졌다, 안도 안도 안도 !!!
다이어몬드호텔을 이야기하니 옆에 있는 친구가 같이 내려 택시를 잡아 주었다.
이렇게 아주 싼 가격에 다이어몬드 호텔까지 왔다.
이곳은 마닐라만 근처에 있는데, 여행하기 적당할 것 같았다.
솔직히 방콕의 방람푸 같은 곳이 없었다.
정확히 방람푸는 방콕에만 있을 뿐이다.
내가 잡은 모텔은 아침 식사를 주는 조건으로 20,000원 가까이 하는 곳이었다.
물론 방람푸에서 첫날을 보낸 천몇백원짜리 방보다는 휠씬 좋았다.
널찍한 공간, TV, 샤워, 아침 식사 (그래봤자 쥬스 계란 후라이 빵 뿐이다.)...
***
마닐에서의 첫날.
언제나 그랬듯이 하늘에서 마닐라의 야경을 보며 내렸고,
언제나 그랬듯이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다가 한 모금 마시며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