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 2006

연필은 나의 힘 (2)

maktub 2004. 11. 30. 12:43


이직한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은 문구류를 맘대로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덕분에 호시탐탐 노리던 연필깍이를 하나 장만했다.
처음에는 중국산 빨간 것이었는데, 문제가 생겨서
역쉬 우리의 연필깍이 하이샤파 기차로 바꾸었다.
***
20년도 더 되었던 것 같다.
82년정도 어느 햇살 좋은 날이었다.
당시에는 시험보고 성적이 좋으면 무엇인가 하나씩 집에서 사주곤 했는데,
연필깍이를 사달라고 해서 기차 모양 하이샤파를 샀다.
마치 차라도 산양 신나서 쓰다가......
어느 순간 손에는 샤프가 달려있었다.
22년전엥 샀던 제품을 다시 살 수 있는 것도 생각해보니 놀랍고,
같은 디자인에 연필심을 조절하는 기능만이 늘었다.
여전히 심이 부러지면 스스로 빼야하는 것도 똑같다.
슥슥 심이 종이에 그을리고,
나는 그 촉감을 그 소리를 그 모양을
보고 듣고 느낀다.
느낌에 따라 강하게 약하게 진하게 엷게 얇고 굵게...
나는 이것이 웬지 좋다.
내 일상의 작은 힘이 되는 연필,
연필은 나의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