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 2006

만팔천원짜리 워크맨

maktub 2006. 2. 7. 00:38



70년대 작은 아버지께서 sanyo 카세트 레코드 플레이어를 하나 사주셨다.
더운 외국에서 피땀흘린 돈으로 사다주신 귀하신 선물,
만화 주제가나 태권V 같은 테이프를 동네 아이들과 들었다.

어학공부를 하기 위해 카세트 플레이어를 사려고 기웃거렸다.
성능이 좋은 것도 필요 없었고, 그냥 플레이만 되면 되는 아주 싼 제품을 찾았다.
2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녹음만 안 될 뿐이지 오토리버스에 디지털 튜너,
게다가 AA 베터리 1개면 28시간 들을 수 있다는 싸구려 파나소닉의 제품을 샀다.
솔직히 이어폰 가격도 되지 않는 제품이 아닌가.
어느덧 70 80 90년대를 거쳐 2000년을 살고 있다는 것이 이럴 때 실감난다.
어릴 적 온 동네 아이들과 마치 대단한 것인양 우리집에 와서 태권V를 들었는데,
이제는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제품이 되어버린 워크맨이라니......

시대를 이야기하고, 박정희 정치를 이야기 할 때
아버지는 항상 그래도 박정희 덕분에 밥 먹고 살고,
TV도 자동차도 만들고 산다고 이야기 하신다.
그래 맞는 말이다, 아버지 시절에는 먹고 사는 것이 중요했다.
15년쯤 지난 후에
그때의 아이들은 무엇에 대해서 불평을 하고
나는 무어라고 말할까
TV만해도 너무나 많이 발전했다,
평면 TV로 싸우더니(?) 어느 덧 LCD PDP 어쩌구 하더니 한 해만 지나도 너무 커버리고,
디카의 발전속도는 너무나 빨래서 이제는 레드오션이 되었다고 한다,
은근히 컴퓨터는 발전이 느리다고 느끼는 것이,
AMD500이라는 1999년나 유용할 PC를 나는 여전히 참 잘도 쓰고 있다는 것이다, ㅎㅎㅎ
어릴 적, 동네에서 오재미나 오징어 짬뽕을 하던 우리들이,
휴대폰 DMB를 꿈이나 꾸었던가,
게다가 다들 차 한대씩 가지고,
놀러가자 그러면 누구 차를 가직 갈지 논의를 해야하니...

너무나 싼 워크맨을 보면서 괜히 나이든 티 내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