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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인디 영화를 접하다 ::: 녹차의 맛

maktub 2006. 7. 25. 12:19
사실 녹차의 맛을 보려고 한 것이 아니라,
거북이는 생각보다 느리지 않다라는 영화를 보려고 했는데,
종로에 간 김에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영화를 보기 전에 내가 알고 있는 정보는
영화 분류가 유머라고 되어서 웃긴 영화줄 알았다, ㅋㅋㅋ
영화를 보면서 - 물론 웃기기도 하지만 -
일본에 대해 궁금해졌다.
대체 그들은 어떻게 살아가기에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이렇게 허무맹랑하고 황당한 이야기를
잘 구슬려 하늘에서 쏟아지는 진주처럼 다가올 수 있단 말인가.
일본은 가깝고도 멀다,
가까이 있고 수없이 이야기를 듣지만
가끔 이렇게 놀라게 되니까.
우리의 영화들은 - 여기서 우리는 충무로를 아우른다 -
분명 좀 더 다가 올 수 있고, 예전보다 재미있어졌지만,
웬지 점점 뻔한 이야기를 변주 하는 듯 느낌이다.
이럴 때 가끔씩 접하는 외국 영화에서 충격을 받는 것은
소재의 새로움도 있지만,
그 이상으로 영화를 만들어가는 독특한 작가주의 때문이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생각해보면 걍걍걍인 영화일 수 있지만,
가족의 소소한 일상이 상상과 결합되고
그것이 커다란 원을 이루고
마침내 생과 사를 넘어서 사랑으로 이루어지는데......
너무 해피엔딩이라는 것을 빼면 간만에
내 취향에 맞는 영화를 본 것 같다.
***
이런 자극 속에서 정신 차리고 보니,
내 삶에 방향이 무엇인가 크게 잘 못 된 걸 알게 되었다,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