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분당 교보문고에 실망하다,

maktub 2007. 11. 20. 08:19

분당에 갈 일이 생겼습니다. 아니 만들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서점이란 누군가를 기다리기 참 좋은 공간입니다.
널린 책들, 특히 시집은 그저 그 책장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설레입니다.
창비와 문지의 신간 시집들을 제목부터 찬찬히 보면서,
맘에 드는 시집의 서문이나 첫 시를 읽는 기쁨이란 서점만이 줄 수 있는 최고!


근데, 분당 교보문고는 교보문구라고 되는 듯, 책보다는 다른 제품을 더 많이 팔더군요.
게다가 책이 그리 많지도 않았습니다.
특히, 최근 발간된 시집들도 드문드문 번호가 비어있어서 참 아쉬웠습니다.
아니, 솔직히 욕나왔다, 잠실 교보와의 기억을 비교하면 역시 서울은 서울이구나.
분당이 땅값이 비싸고, 사람들이 어떨지는 몰라도 책 보려면 서울가야겠다 -.-;;;


또하나, 문지의 시집들이 200호까지는 느낌상 참 하나하나 찬찬히 온 것 같은데,
3백 몇십호까지 온 것을 보고 기절하는줄 알았다.
사람들이 시를 많이 읽는지 - 주변에는 아무도 없는데 - 흠...
하지만, 속이 가서 쏙 고를만한 시집은 별로 없었다.
물론 내 감성이 매 말라서 시구가 통속적이고 유치하게 들렸을 뿐이다.

시집을 주르르 보면서, 내가 예전에 읽던 시인들의 다음 시집을 보면서,
참 묘한 기분이 들었다.
특히, 조용미 시인도 일만 마리 물고기 산을 날아 오르다 이 후의 시집들도 보았다.
2000년에 면접 보면서 읽었던 시집인데, 시인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찾아 읽고는
내게 메일을 보냈던 적이 있었단다.


친구가 일찍 오는 바람에 빨리 서점을 나왔는데,
막상 돌아오니 골라두었던 시집이 생각이 안나 인터넷 주문도 안 되고...
Lucid fall 앨범이랑 이런저런 책들 구매하고 싶은데,
아마도 또 사두고 쌓아두겠지.

말랑말랑한 화요일 아침이다,
비타민C 먹고 하루를 시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