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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퀴즈쇼> -- 김영하에 이 정도 밖에 안 되었나?

maktub 2009. 1. 5. 10:11

잘 모르겠다, 내가 요즘 책을 안 읽어서 책 읽으면서 느끼는 재미를 잃어버려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퀴즈쇼>는 잘 넘겨지지만, 실망이 가득해서, 어이가 없을 정도다.
솔직히 여기저기 등장인물과 사건을 만들어 놓고는 서로 연결하지 않은 것 같다,
즉 조립식 판넬을 사다가는 쌓아놓고는 그냥 끝.

근데, 책 페이지는 아주 빨리 휘리릭 넘어간다.
내가 페이지를 빨리 넘겼던 것은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였고,
마지막에 책 해설이 있는 줄 몰랐던 나는,
끝으로 가면 갈수록 내 뒤통수를 후려칠만큼의 반전을 기대했지만,
그냥 슬슬 끝나버렸다...

민수와 빛나, 최여사, 지원, <퀴즈쇼> 등 무엇하나 정리가 안되었다.
다 정리될 필요는 없고, 그냥 그렇게 이야기가 흘러 갈수도 있는데,
클라이막스가 없다고나 할까?



갑자기 하루끼 소설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하루끼가 어느 날 잘 살다가 갑자기 양을 만났다는 것이나,
카프카에서 엮이는 듯한 느낌이다.

하루끼 소설의 틀에 고시원, 홍대 같은 한국적인 요소와
인터넷을 잘 섞어서 버무렸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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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내가 김영하의 책을 몇 권이나 읽었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의 등단부터 봐왔기 때문에 너무나 친숙하지만 나는 실제 그의 소설을 많이 읽지 않았다.
나에게 그는 소설을 잘 쓰는 사람보다는, 다른 이야기를 잘 하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단편은 좋았는데,
내가 그를 이해 못 하는 것인지,
소설이 걍걍 그런 것인지......
단편의 느낌으로 장편을 쓰는 것인지...

솔직히 이제까지의 소설가로의 김영하에 대한 거품인지도 의심스럽다.
그의 과거의 작품들을 뒤져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