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다마

옆에서 지켜본 본 재개발 재건축 문제점

maktub 2009. 2. 2. 02:36

한겨례 신문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예전에는 재개발하면 무조건 좋겠다라는 생각을 막연히 했습니다.
무슨 어릴 적 놀이도 아니고 두껍아 두껍하 새 집 줄께 헛 집 다오라고 알았으니까.

주변에 가까운 지인의 지역이 재개발이 들어갔다고 한다.
(재개발은 단독 지역을, 재건축은 아파트 재건축을 말한다고 한다)
아무 것도 몰랐던 나는 막연히 와우~ 좋으시겠어요~ 라고 말을 했는데,
그 분은 반대 하신다고 하고, 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먼저, 그곳은 오래된 아파트와 단독주택, 상가가 섞인 곳인데,
땅 혹은 건물 주인으로 부터 - 아파트의 경우는 아파트 주인에게서 재건축 동의서를 받는데,
그저 재개발에 동의한다는 말만 있을 뿐,
상세한 조건이 없다는 것이다.

그곳은 <오래된 아파트>라서 작고 엘리베이터도 없고 열악하고,
그러다보니 그곳에서 살던 분들이 주욱 살아서 나이가 많이 드신 분들인데,
계산기 뚜드려보는 일 없이 좋다고 하신다는 것이다.

하지만, 20평 남짓한 1억도 안되는 아파트를 수용하고,
입주권을 받고나서 3억 가량하는 30평대 아파트를 받게 되는데,
나머지 차액을 현금으로 내야한다는 것을 그 사람들은 모른다는 것이다.

결국 현시세 혹은 약간 오른 가격으로 팔고,
새롭게 지어져서 휠씬 오른 가격으로 - 물론 그 만큼 집은 좋아지겠지만 -
집을 다시 사야 한다는 것이다.



얼핏 보면 why not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사실 큰 문제가 있다.

1) 재개발에 대한 전체적인 설명없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막한 현실에서 만나는 아줌마나 나이 드신 분들은 그냥 소문과
주변 사람 의견을 따라 가는데, 나중에는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때가 늦었다는 것이다.


2) 지금 우리 법은 각각의 지분의 크기나 그런 것에 대한 현실적인 가치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인원의 80%가 동의하면 밀어 붙이기 때문에
20%의 이익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이다.

20%라고 해도 내가 그 20% 안에 들었을 때,
통상 한국 사람의 전 재산인 부동산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면
엄청 큰 일로 개인에게는 다시오는 것이다.


3) 현실적으로 재건축이란 항상 아파트 가격이 오른다는 가정으로 가치있는 투자가 되는 것이지,
아파트 가격이 분양가 정도가 되거나 떨어진다면?
그저 건축회사에 좋은 일만 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그것을 방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만 일까?

4) 통상 단독 주택단지들이 아파트 보다는 더 좋은 지역 문화가 있는데,
재개발을 통해서 이 커뮤니티가 완전히 깨진다는 것이다.
먼 친척보다는 가까운 이웃사촌이 좋다는 말이 있는데,

그 고리가 완전히 끈기로, 아파트가 상징하는 중상층,
중상층 아줌마의 문화가 새로운 곳에 스며 들겠지.


5) 게다가, 재개발 붐이 되면 가장 먼저 들어서는 것은 <재건축 사무실>이고,
한 집 두 집 생기면서, 그 공간이 돈 냄새를 맡고 흘러온 사람들에 의해 황폐화 되어 간다.
건축회사들이 들어와 선물을 돌리고 자기들을 찍어달라고 하고
- 결국 그 돈은 전부다 재건축하는 사람들 호주머니에서 나온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
때론 사람들간에 편을 갈라 싸우기도 할 것이고,


6) 재개발/재건축을 둘러싼 조합, 조합장의 돈에 연관된 피냄새까지 간다면 오버겠지만,
결국 투명하지 못한 재개발 그 자체가 문제란 말이다.


7)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이슈인데, 그곳에 있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것이다.
이미 용역업체라는 좋은 이름을 쓰지만,
결국 폭력이 쓰여 진다면 깡패란 다를 바가 무엇이 있을까?

그리고, 정부는 합법이라는 이유로 방관하고, 건축업자들을 위해 공조하다.



다른 것보다 건축/토목은 삽질 한 번만 해도 억이 나올 정도로 규모가 엄청나다.
아파트 500가구라면 4억씩만 해도 2,000억짜리이다.
2,000억에 있는 자들이 한나씩 챙기고, 없는 사람들은 더욱 멀고 험한 곳으로
쫓겨나가는 것이 2009년에도 벌어지고 있는 재개발이다.



재개발/재건축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그 과정이 투명해야 할 것이고, 그로 인해 건축업자만이 아니라 다 같이 그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
물론 그것이 마치 무슨 도덕 교과서 같은 말이겠지만,
다른 것과 달리 집은 한국 사람에게는 주거지 이상의 삶의 기반이기 때문이다.



오늘 우연히 <“헌집주면 새집준다” 꾀고선…3억 더내라 ‘뒤통수’>라는 한겨례 신문 기사를 보았다.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일이 아직도 기사화 되고,
용산의 참사가 이어지다니......
아직 우리가 가야할 길은 멀고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