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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노 다케시의 영화는 영화이상의 그 무언가가 있다.

전직이 스탠딩 개그계의 대부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그의 영화는 전체가 절제된 움직임, 대사 등으로 관통되어 있다. 하나비, 기쿠지로의 여름, 소나티네, 그리고 이번에 "자토이치"를 보면서 또 한번 그 사람의 매력에 빠져들고 말았다. 선홍?의 피들이 낭자한 장면이 많았지만, 잔인함 또한 아름다움의 일부가 아닐까. 에로와 예술의 논쟁처럼. 그의 영화를 볼때는 잔혹함과 예술을 논해도 될 것 같다.

그리고, 이번 영화에는 특히나 가장 맘에 드는 장면이 있었는데, 흡사 난타공연과도 같은, 장면 곳곳에 숨어있는 소리였다. 박자에 맞춰 논에서 쟁이질하는 배우들, 불탄 집을 재건하는 목수들의 작업소리 등이 너무도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마지막 장면에 탭댄스와 결합하여 출연배우 모두 나와 함께 춤추고, 박자를 만드는 장면은 최고의 장면이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극중의 잔인한 대결장면보다는 이러한 낭만적인 그의 모습이 더욱더 좋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맹인검객 자토이치, 다케시는 마지막 장면에 나오지 않았다. 그가 춤을 춘다면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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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 놈이 보고 싶어해서 본 것인데, 일단 잘 보았다니 다행.

하지만, 나는
1) 사람들의 모습이 만들어 내는 리듬은 라스 폰 트리에의 어둠 속의 댄서를
떠올릴 뿐. 다케시가 트리에를 빼겼다라고 느껴진다. 물론, 트리에도 누군가를...

2) 절제라니... 그렇게 죽이고도. 오에 겐자부로의 킬프군단이 생각난다.
책의 첫구절에서처럼 멋진 제목이라서 킬프군단을 사서 읽었는데,
정말 밋밋하다. 이 영화도 그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이보다, 광욱이의 글을 보면서, 삶의 다양성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