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랬듯이 그날도 아마도 - 알바를 바치고 집에 가던 길에 Tower Record에서 였을 겁니다.
로컬쪽 섹션에 있다가 우연히 이 음악을 듣고는 맘에 들어서,
당시 정말 돈이 없던 저는 EP라서 10불로 안 했을 이 음반을 샀을 겝니다,

왜 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디론가 떠나는 사람의 모습이,
How I got away라는 제목이
그때의 나의 모습 같아서 그랬을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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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보다는 건조한듯 맬랑콜리한 이 음악이
seattle의 비내리는 날과도 해 뜨는 날과도 어울려서 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좋은데 무슨 이유가 필요하나요.

이 앨범에는 EP 답게 딱 5곡의 노래가 실려있습니다.
첫곡 <the way relationships end up>은 잘은 모르겠는데,
그렇게 사람들과의 관계가 끝나는 상황을 비극적으로 그린 것 같은데,
그냥 기타 소리에 한탄하듯 읆조리는 소리가 좋습니다,
첫곡으로 알맞은 느낌입니다.

<Months>도 나름 좋아하는 곡 입니다,
근데 이 곡에서는 노래를 좀 다르게 합니다.
모랄까 앞곡은 이야기라면, 이 곡은 노래를 하는 느낌이랄까요?
이 노래를 들으면 종종 나의 지나간 시간을 생각하는 폭을
어제나 오늘 아침 정도에서 지난 계절 정도로 확장 시켜 줍니다,
게다가 생각할 만큼 반주도 깔리구요,,,


무엇보다 이 앨범의 백미는 <you can't be happy without me>입니다.
진달래나 아리랑 정서가 녹아 있다고나 할까요?
근데 서양애들이 이런 정서가 있다는 것이 좀 놀랬습니다,
이 친구들은 헤어지면 끝이겠거니 그래서 이혼하고도 쿨하게 사는 것 같더만,
실제로는 그런 것 같지 않아서 동질감도 좀 느껴지곤 합니다.

인트로의 느린 듯 경쾌함(?)는 달리 노래는 참 서글픕니다.
시작부터  you can't be happy without me라고 악담인지 저주인지를 하면서 시작하니까요.
하지만, 그게 그게 아닌 것은 우리가 알자나요,
이 장면이 떠나가서 이제 올 수 없는 사람에게 외치는 메아리인지,
아니면 떠나고 있는 순간인지는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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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것은 Seattle의 한 무명에 가까운 이 가수의 노래와 근황(?)을 인터넷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http://asthmatickitty.com/shannon-stephens
이 링크에 가면  twitter, facebook, myspace 링크가 있구요,
특히 myspace에서는 노래를 들어볼 수 있습니다.
이 EP의 노래는 아니고, 요즘 노래인데,
seattle의 그런 소리가 아니라서 좀 아쉬운 느낌은 멀까요?





오랜만에 비가 왔네요,
소파에 벌렁 두웠더니 축축한 느낌이 짜릿(?)하게 오는 것이,
이제 장마의 시작을,
여름의 시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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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에는 자주 갔지만, 커피는 오랜만에 마셨습니다.
아메리카노에도 진한 것이 있다는 것은 첨 알아네요,
요즘에는 사람들이 커피에다가 왜 이상한 것을 넣어서 먹는지 모르겠습니다.
우유를 넣어도, 설탕을 넣어도 커피의 순수한 맛을 흩트려 놓는다는 것을 왜 모르죠?
(그렇다고 제가 라떼를 안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

특히 사무실에 있는 커피믹스는 최악이고 - 아 그 이상한 프림이란!,
맥심 같은 고체 커피도 한 번의 화학과정을 거친 것이라,
그냥 구워서 갈은 커피에서 나오는 커피가 제일 좋습니다.

이렇게 비오는 날에는 따스함이 가득인 아메리카노가 좋습니다.
10여년 전 비 많이 오는 seattle에서,
매일 커피잔을 손에 들고 따스한 커피에 몸을 달려던 시절이 떠오르네요.
Seattle's best 커피를 매점에서 $1 내고는 20온즈 컵에 가득 담아서 마셨더랬죠.

여담이지만, 그리고 한국에 와보니 starbucks도 있고, java도 있고 하던데,
기분 문제겠지만, 당시만 해도 미국에서 볶아서 한달이상 걸려서 온다는 말에
웬지 김샌 커피를 마시는 느낌인지 진짜 맛이 seattle에서 먹던 것보다는 별로여서 였는지
그 이후에는 자주 마시지 않게 되었죠.


그러다가 이번에 두 번의 도미니카 공화국 출장을 통해서 커피를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도미니카 커피는 무엇보다 진합니다.
한국에서 커피를 안 마신 이유 중에는 속에서 잘 안 받았던 것도 있는데,
근데 신기한 것은 진해서 쓴 것이 아니라, 진할 수록 더욱 투명하고, 속을 덥혀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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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도미니카에서는 꽤나 많은 커피를 마셨습니다.
사무실에서도 마셨고, 집에서도 마셨습니다.
어디서나 커피 맛이 동일하게 맛있었는데,
그 비밀은 모두가 똑같은 커피를 쓴다는 것 입니다.
<상토 도밍고>라는 원두 커피를 대부분 쓰구요,
가스 레인지에 올려서, 아래에 물과 커피를 넣어 뽑아 먹는 기구 역시 똑같은 것을 쓰기 때문에
어디서나 엇비슷한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답니다.


어쩌다가 커피에 관한 말이 되는데,
커피에 관한 가장 강렬한 기억은 역시 베트남 커피입니다.
베트남 역시 도미니카와 마찬 가지로 커피가 나는 옷이지요.

하루는 하노이에서 1시간 걸리는 곳에 일을 갔다가 시간이 남아서
커피를 한 잔 마시러 왔습니다.
저만 처음 가본 그곳에 사람들은 커피를 권했고,
나온 커피를 마시려는 저를 종업원까지 와서 제 반응을 보더군요,
왜냐면 저는 언제나 블랙만 마셨기 때문에 첨에 <객기로> 연유를 넣지 않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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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모금을 체 마시기도 전에
아흐 이것은 무슨~ 검은 페인트를 마셔도 이맛은 아닐 겁니다, 켁켁,
바로 연유를 가득차게 넣어서 마셨습니다, 휴,

가끔 한국 베트남 쌀국수집에서 이 커피를 주문하지만,
한국에서는 쌀국수도 미국식이지만, 커피 역시 연해서~



사실 제일 맛있는 커피는 말이죠,
starbucks 커피를 넣어서 만들었다는 redhook double black이라는 흑맥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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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사진은 인터넷 서핑으로 찾았습니다, db double black 밑에 stout with coffee라고 보이시죠?]


요즘에는 병모양이 바뀐 것 같은데요,
일단 맛이 어떠냐면 다른 흑맥주는 저리가라 할 정도
진한 검은 맛이 걸죽하게 목에 컥 걸리면서 온 몸에 검은 유체가 가득찬 기분이랄까요?
근데 그 검은맛이 아주 매력적이라는 것 입니다.
(덕분에 제가 기니스처럼 가벼운 놈을 안 좋아하죠 -.-;;;)

통상 알콜이 4.5% 내외인데 비해, double black은  무려 7%나 됩니다.
그래서 다른 놈들과는 달리 많이 먹으면 숙취가 있는 놈이죠.


흠, 원래 이런 이야기를 할려고 한 것이 아닌데,
커피 이야기가 되어 버렸네요 -.-;;;
동탄에는 프랜차이즈로는 2개의 커피숍이 있는데,
하나는 홀리스고 또 하나는 커피빈이죠.

홀리스가 예전과는 달리 가격이 비싸지긴 했지만,
굉장히 넓은 실내에 여유롭게 커피를 마실 수 있고,
중심상가에 있어서 종종 가곤 합니다.

커피빈도 가끔 가는데 외진 곳에 있고,
이상하게 커피빈에는 정이 안가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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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 계속 될텐데,
예전에는 비오는 소리에 잠이 깨어 비오는 아침 풍경을 보곤 했는데,
이제는 출근 걱정, 빨리 걱정,...

그래도 비 오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잠시 Seattle에 머물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정말 정말로 가난 했다.
길 가에서 목이 말라도 쉽사리 75센트 짜리 콜라 한 잔 뽑아 먹을려면 세 번 정도 생각을 해야했다.

대학교 다닐 때는 버스비 아끼고, 밥 안 먹어서 음반을 사곤 했는데,
이 때도 정말정말 돈을 아껴서 겨우겨우 LP CD를 사곤 했다.
University Avenue에 자주 가는 음반점이 2개가 있었는데,
하나는 중고와 새것을 같이 파는 작은 가게였고,
다른 곳은 45번가 근처에 있는 LP가 아주 많은 큰 가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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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가게에서 두리번 두리번 거리다가 the day I Fell Down을 만나게 되었다.
솔직히 이런 the day I fell down이라니 너무나 제목이 유치했다.
젠장 이런 제목을 달 수 있을까 싶은데,
내가, 나 역시 loser이기에 이런 제목이 손이 가는 것이 인지상정 동병상련인가보다.

새 것인데, 가격이 그리 안 해서 하나 사서 정말 마르고 닳도록 들어서 - CD는 망가졌고,
다행히 나중에 친구 줄려고 1개 더 샀는데, 그 놈이 상태가 좋았다.


오랜만에 다시 듣지만, 참 좋다.
가끔은 무슨 말인지 알고 싶기도 하지만,
더 가끔은 무슨 말인지 몰라서 더 좋은 것 같기도 하다.


놀라운 것은 이들이 나중에 1장의 앨범을 냈다는 것이고,
여전히 myspace에 살아 있다는 것이다.
http://www.myspace.com/thedayifelldown

그곳에 가면 새 앨범(?)에 들어있는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새 앨범은 좀 더 대중적인 록인데,

이 앨범은 모랄까, 김광석이나 커트 같은 느낌이랄까,
그것은 옆에서 노래를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내 가슴속에 들어와서 노래가 내가 되어서 노래를 한다고나 할까?
장르적으로보면 느린 템포의 어쿠스틱한 록이라고나 해야할까?

분명한 것은 아니 말하고 싶은 것은 seattle 음악이라고 해서
모두 nirvana, sound garden, pearl jam 같지 않다는 것이다.
즉, 헤비함이나 음악적 장르에서 seattle sound를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공통적으로 들어있는 비 내리는 멜랑콜리함이
seattle sound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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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앨범은 seattle의 멜랑콜리함이 녹아있기는 하지만,
잠 잘 때 그냥 틀어놓고 자기에는 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걍걍 가는 듯 하지만, 한번 몰아 칠 때도 있기도 하고,
꽤나 록 밴드 같은 면도 있고,
- 아마 이것은 자켓 앨범과 비교해서 저렇게 들리기 때문일 것이다.

추천곡은 gray pony, sitting in a yard.
for the birds, lament for a friend도 참 좋다.
개인적으로 별 4개 정도를 줄 정도로 잘 만드어진 앨범이다.

쓰고보니, 어차피 구할 수도 없는 앨범을 들어보라는 격인 것 같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