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추적 장마비가 내린다.
아파트에 그것도 5층에 살면 비-소리가 안 들릴 줄 알았는데,
이렇게 집에 있으려면 비 내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너무나 좋다.
언제인가, 아마도 97년 정도?
군대에서 휴가를 나와, 집에서 턴테이블로 신촌블루스의 음악을 듣고 있었다.
레코드의 한 면이 끝나고, 다른 면을 넘기려는데...
세상에는 비가 오는지 비소리가 창호지 너머로 들려왔다.
그러면서 세상에는 어둠이 깔렸다.
생각해보라, 세상은 어둠으로 포근히 감싸지고,
비소리와 블루스가 하나 된 순간을...
추적추적 내리는 비소리에 신촌블루스를 듣게 된다.
정경화가 들려주는 <비 오는 어느 저녁>과 <마지막 블루스>.
지금나는 여지없이 하이트 프라임을 마시고 있다.
혀안 깊숙이 느껴지는 느낌,
사실 비가 내릴 때는, 맥주보다는 소주나 포도주를 먹어야 하는데...
휴~ 아쉬울 뿐이다.
맥주 한 병으로알콜은 퍼지가고,
비소리와 함께 나는 상념에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