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영화 = 여운 =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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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최근들어 영화 잡지도 보면서 이래저래 신작들을 자주 접하게 되는데,,,
물론 이것은 동네에 거의 매진 되지 않는 극장이 있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작을 보았다.... <인어공주> 사실 이 영화는 개봉전부터 여러 좋은 이미지가
있었다. 전도연 고두심의 열연이 있을테니.
사실 영화는 그렇다, 괜찮다. 볼만하다. 소재 자체도 좋고, 재미나기도 하고,,,
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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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oo2년 11월말일꺼다, 나는 자전거로 제주도 해안일주 220km를 돌았다.
셋째날이었나, 마침내 소문에 듣던 우도에 닿았다.
배에 자전거를 실고, 차도 태우고, 사람도 같이 우도에 간다.
뱃길은 언제나 그렇듯 가까운 듯 멀고, 먼든 가까이 있다.
부두에서 내려 왼쪽해안을 타고 달리는 그 길에는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바람이, 그리고 바람이 만든 파도가 있었다.
섬에 휘몰아 치는바람은 상쾌했고,
그 바람은 파란파도가 되어 넘실대며거세가 나에게 달려온다.
아아아~~~ 그 어느 바다가 이렇게 감동적일 수 있을까.
열대의 바다의 파란빛도, 옥빛도 - 우도 바다의 깊은 파란색을 따라올 순 없다.
그 해안에서 홀로 자전거를 타며 맞이하는 바람!!!
우도에 가기 일년전 태국을 홀로 열흘간 여행하고서는, 외로웠다.
어디에서나 혼자 였고, 밥도 잠도, 해변도, 강위에 대나무집도 모두.
다시는 혼자 여행을 가지 말자고 했는데,
월드컵의 열기를 틈타 필리핀으로 다시 제주도로...
왜 였을까, 그 때는 그런 외로움을 나도 모르게 즐기거나 자학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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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에 나오는 바다가 어느 바다인지는 몰라도, 우도에서 몇 달이나 찍었다니
우도 같은데... 내가 보았던 우도는 없다. 그냥 우리가 볼 수 있는 녹색의 바다가 있었고,
아기자기함은 있을지언정 한 번 정도 올라오는 긴장감도 없었고,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도 살짝만 더 해주었으면 하는 생각도 있고.
그래 전도연 고두심 박해일 모두 잘 나가는<인기배우>라기 보다는,
아주 괜찮은 배우들이자나? 그리고 이 영화는 그들이 만든 괜찮은 영화이고.
아마 내가 이미 강렬하게 패고 쥐고 짜는 것들에 길들어져 이 순수함에 밍밍함을 느끼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