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라는 대도시라도 사실 어쩔 수 없이 터미널이 조악하다.
특히 여러 회사의 터미널이 있다보니...
- 사실 서울의 고속터미널은 초초초 현대판이다.
하지만, 지방에 내려가 보라. 동남아랑 비슷하다 -.-;;;
아래 사진은 전철역에서 내려 버스 터미널에 가면서 찍은 사진이다.
사실 TV나 신문에서 보는 마닐라는 너무나 현대판이지만,
마닐라 시내가 아닌 마닐라 어느 정도 변두리는 대략 이렇다.
그래도 이 정도면 이곳에서 꽤나 현대화 된 것이다.

모르는 동네에서 모르는 버스를 타는 것은 서울이든 어디든 똑같다.
중간에 못 내리는 것은 아닌지 어떤지...
태국 - 방콕 교외의 야자나무가 있는 - 산이 없는 - 풍경과는 달리,
지금도 기억에 생생한 것은, 마닐라를 벗어난 풍경은 참으로 멋지다.
산의 모습도, 풀을 뜯는 소도,...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는 것, 이것이 여행이 주는 묘미이자,
색다른 경험이란...
Nasugbu로 가는 버스, 타가이타이 인가를 지나쳐 갔다.
마침내 Nasugbu에 내렸다.
내심 멋진 바다가 펼쳐지기를, 휴양지의 그것을 기대했다.
- 태국 코싸멧에 가기 위해 내린 버스에서의 강렬한 햇살과 바다내음을 기대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몇 대의 오토바이가 있었을 뿐, 정말 여행자를 위한 아니 이곳이 휴양지인지도 모를 정도.
허긴, 나는 일본번역판 여행가이드의 <내국인이 찾는 마닐라 근교의 휴양지>라는 말만 믿고 왔으니.
일단, 오토바이택시를 타고, 선착장으로 가자고 했으나, 그런 곳이 없었다,
허덕 어쩌라구!
가다가 내려서 무조건 해변으로 갔다.
아 이 해변이란 또 얼마나 실망스러운지!
- 태국 코싸멧의 옥빛 바다는 어디에 있단 말인가!


저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는 사람들을 보았다.
98년 부산 영화제에서 보았던, 바로 그것이 아닌가! 오호~
- 당시의 유일한 positive
휴, 절망을 하며 배가 있는 곳으로 가는데,
해변길이 막혀서 주택가로 가는데...
아아아,,, 뒷골목을 가봐야지, 길을 잘못 들어서 헤매어야지
그 나라를 제대로 볼 수 있나보다.
내가 그 때 본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작은 집, 방 한칸 짜리 집에서
여러이 살고 있는 모습은 가난의 모습이었고,
구멍가게에는 대여섯개의 물건을 팔고 있을 뿐이었다.
일이 없는지 여기저기 일 없는 사람들의 모습,
천진난만한 아이들.
마닐라에서 샀던 파란 바지와 티를 입고, 빨간 베낭을 맨 나는
그들의 눈에는 이방인이 아닌 신기한 방문자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10여분 되었을까, 그 짧은 길은 충격이상의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고,
아마 필리핀 여행의 가장 큰 수확이 아니었나 싶다.
나를 돌이켜 보게 되는...
선착장에는 섬으로 가는 마지막 배가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고,
나는 타지 않았다. 가봐야 머 있을라구, 머 안되면 오늘이라도
마닐라고 갈 수 있으니.
선착장 입구의 식당에서 라면과 후라이를 먹었다.
그런대로 깨끗했고, 맛있었다 - 그때가 3시쯤이었을 것 같은데, 배고팠겠지.
-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과 말은 안 통했다.
필리핀의 보통 사람들은 영어를 못 한다.
털래털래, 다시 터미널로 돌아갔다.


포장 비포장 도로가 섞여 있는 시골의 모습.
아마 패키지 여행이었다면 절대 볼 수 없었겠지.
나는 여행의 이런 소소한 모습이 좋고, 그래서 다시 배낭을 꾸리게 된다.
암튼 가다보니, 오호라 몇몇 여행자용 숙소가 주르르 있는 것이 아닌다.
미쩌야 본전이겠지 하고, 어느 리조트 (말이 리조트지 그냥 여관에 옥외 풀장 정도) 에 들어갔다.
그냥 쉬었다가 가고 싶었다.
돈 2만원 정도 하니, 그럭저럭, 방도 깨끗, TV도 있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옥외 풀장이 있어서 물놀이는 할 수 있겠다, ㅋㅋㅋ
일단, 풀장에서 놀다보니 날씨도 좋아지고,
바다에서 노는 아이들이 너무 좋아보였다.
비록 지저분한 해변이지만, 어떠냐 물은 깨끗한데,
나도 바다가 들어가서 랄랄라~ 해수욕을 했다.
휴양지에서의 깨끗한 해변과 옥빛 바다는 아니지만,
햇살에 파랗고 파란 바다에서의 해수욕도 좋았다,
어차피 물장고 치는 수준이니 말이다.

사실 나스그부에 왔을 때는 모든 것이 절망적이었는데,
있어보니 괜찮다. 단 밤에는 심심하다 -.-;;;
샤워를 하고 조심 쉬고 밥을 먹으러 갔다.
이곳에서 식당에서 일하는 10대 소녀들을 만난다.
요건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