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영화를 보러 가기까지
아침, 일어나 대굴대굴 구르다가 여차저차 하여
cine21에서 태풍에 대한 기자 블로그를 보았는데, 드라마가 약하단다.
궁금해서 cine21 독자들의 리뷰를 보니 가관이 아니다
시사회에 간 <차비 시간>을 보상해 달라는......
그리고, 동네 명품(?) 씨네마 cineworld의 시간을 보니,
12분후에 첫 회가 시작 되는게 아닌가!
21분에 집을 나서, 28분 헉헉 거리며 표를 끈고,
파파이스에서 비스켓 2개를 집어 들고 스크린 앞에 당도!
1. 영화는 이랬다우,
이 영화는 영화를 보는 관객으로서가 아니라,
이 영화가 정말로 재미가 없나를 검증하는 마음으로 보았다,
그러니까 더 적극적으로 재미있는 부분을 찾으면서도 흠을 잡았다고나 할까?
영화가 재미있고 없고는 2시간이 얼마의 시간으로 느껴지냐인데,
10분(동방불패 T2 원초적 본능 등)으로 느껴지는 것이 있고, 10시간(희생)으로 느껴지는 것이 있다.
이 영화는 한 30분 정도로 느껴진다면 블럭버스터로 볼만하다고나 할까.
일단 영화는 내러티브와 눈요기 2가지로 볼 수 있고,
둘 중 하나가 강하든지 둘이 잘 결합되든 말든 해서 우리에게 재미있냐 없냐를 판단하게 한다.
일단, 이 영화의 취약점이라는 내러티브를 보자.
여느 블럭버스터가 그렇듯 단 3줄로 요약될 수 있다. 나쁘지 않다.
단, 남/북과 3각관계(?)라는 점 등은 기존 영화에서 차용되었는데,
이것은 우리나라 영화의 본격적인 역사가 짧아서 그렇지 머 미국영화 매번 그렇지 않은가.
아쉬운 것은 똑같은색으로 칠했다고 해도, 그 느낌이 달라야 하는데,
어찌 기존의 것들과 크게 비슷할 것이 없다.
몇군데 뭉클해 지는 장면도 있어서 좋기도 하지만,
굵은 흐르는 무엇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어차피 블럭버스터는 눈요기로 승부해야 한다.
가장 공을 들였다는 장면은 영화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우와 할 지 몰라도
보는 사람한테는 아주 평범할 뿐이다, 효과로서.
그보다는 자동차<씬>이 휠씬 박진감 넘친다.
헐리웃이 아닌 부산에서 한국차로 저렇게 하니 꽤나.
이러다보니 정말 눈요기 거리가 없다.
몇몇 장면은 멋있긴 한데,
순간이지혼을 쏘옥홀릴 만한 장면이 없다는 것이다.
왜 T2에서의 액체인간 같은 장면이나,
태극기 휠날리며의 장동건이 미친 북한군이 되어 싸우는 모습같은...
2. 배우들은
우선 장동건은 한국말보다 외국어 대사가 더 많다 -.-;;;
개인적으로 장동건을 그렇게 멋있게 보지는 않는데,
일단 같은 남자라는 것도 있고, 나에게는<해안선> <친구>에서의 이미지가 너무 강한다.
<태극기 휘날리며>에서도 광분하는 모습인데, 이번에도 엇비슷하다...
너무 감정에 휘말린 상태의 모습만으로 보여지는 것 같다.
영화에선 어쨌냐고? 나는 그냥 그래...
이정재,
나는 이 사람의 영화도 많이 보지는 못 했다.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호감은 가지만.
사람들이 태풍에 이정재가 나와서 어쩌구 했지만,
반대로 이정재가 아니면 이 역할을 누가 하라구?
이미연,
장동건 이정재의 연기를 보다가, 이미연의 한마디 대사가
웬지모를 무게감 혹은 내공 같은 것이 느껴졌다.
상대적인 것일까?
3. 감독은
잡지 인터뷰를 보면 감독은 특수효과등에 대한 성취욕이 있었다.
그래, 이 정도면 예전의 웃기지도 않을 특수효과는 아니다.
헬기 씬도 컴 그래픽인데 그렇지 않게 느껴지고, 소리도 좋고......
하지만, 결국 그래봤자 그것은 헐리웃 뒤좇아 가기다.
배로 침투하는 장면 같은 것이 특히 그런데, 그런 부분 말고...
특수효과나 눈요기가 어떠한 스토리를 강력하게 밀어 붙이고,
탄력 받은 스토리 속에서 눈요기가 나오는 그런 선순환이 되어야 하는데,
이 영화에서 효과와 드라마는 평행선을 긋는다,
그것이 이 드라마의 한계이자, 흥행의 감점요소이다.
감독이 스스로 극본을 쓴 것이 못내 아쉽다.
4. 하지만,,,
이 영화는 충분히 2005년 12월 볼만한 영화이다.
10/20대 라면 젊은 배우들을 보고 싶어서라도,
남자들은 선 굵은 영화를 찾아,
30대라면 킹콩과 해리 보다는 태풍을 더 보지 않을까.
나 역시 킹콩을 어릴 적 TV로 보아서 다시 보고 싶기는 하다만서두.
암튼, 우리 영화가 다시금 조금 더 켰고,
지금 이룩한 노하우가 다른 영화에서 또다시 거름이 될것이고......
우리는 2005년 겨울 태풍을 추억으로 가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