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계를 보았습니다.
극장에서 보았어야 했는데,
직장인이라는 핑계로, 애가 있다는 핑계로,
집에서 보았습니다.

일단 색계는 굉장히 긴 영화입니다.
별로 격정적이지도 않은 베드신을 위해서 투자할 가치는 없습니다.
야하다 따라하다 다쳤다는 말은 다 낚시 입니다 -.-;;;

사실 이런 성인영화에서 베드신이라는 것이
어차피 아주 간혹 눈에 띄는 포르노나 몰카보다 낳을 수는 없습니다.
포르노나 몰카가 거의 편집없이 주르르 보여지기 때문에 사실감 만땅이죠.
물론 여가수의 가슴팍만큼이나 너무 과잉되었기 때문에 대부분 쓰레기지만이요,

암튼 이런 성인영화에서 베드신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만으로 사람에게 긴장감을 주고,
배우들의 아름다운 모습과 분위기로 압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관계는 너무 일반적이었습니다.

원초적 본능을 기억하시죠?
송곳이 나올지 말지 가슴 졸이며 봐야했던 그 장면,
섹스 이상의 베드신으로 최고라고 봅니다.


삽겹살 기름 빠지듯, 이제 색 계에 베드신을 빼고 이야기하면,
전쟁통에 벌어진 사랑이야기죠.
조국을 위해 처녀를 버리고 (맞죠?), 몸을 바쳐야 했던 어느 여인과
스파이를 사랑했던 매국노의 사랑 이야기.
여느 사랑이 그렇듯 이루어 질 없기에 사랑이죠,,,

남자는 여자를 사랑했나요?
글쎄요,,,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분명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나이든 남자에게 20대의 젊은 여자는
그 자체로 매력적이라고 봅니다.
그냥 권력작에게 잠자리 상대,
과중하고 부담스런 업무를 잠시 벗어날 수 있는 요정 같은 여자가 아니었을까요?
그러면서도, 기대고 쉬고 싶은, 하지만 언제라도 벗어날 수 있는.
그래서 여자를 결국 죽이자나요.
결국 여자는 웃기지도 않는 조국을 위해서 죽은 것이죠.

여자는 남자를 사랑했습니다.
그랬기에, 도망치라고 했죠.
여자들은 바보예요,
그 순간, 자기의 앞뒤를 바라보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그랬으니까요.

근데 여자는 남자를 사랑했나요?
사랑할 구석이 별로 없자나요?
물론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표현하지 않았지만,
여자는 남자에게 기대고 있었어요, 앙탈까지 부르면서.
하지만, 여자가 사랑했기에 사랑했던 것인지,
기댈 곳이 거기 밖에 없던 것인지...


결국 둘 다 사랑하지 않아야 할 사람을 잠시 범했고,
그 댓가로 여자는 죽습니다.
이런 사랑은 사랑이 아니죠,
순간의 감정일 뿐입니다.


<색, 계>는 낚시성 베드신 빼고는 참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오랜만에 느린 영화를 본 것 같습니다.
좀 더 짜릿했으면, 둘이 여행이라도 한 번 떠났으면 좋았을 것을
겨우 여느 집에서 둘만의 시간이라니...
여자에게 너무 가혹한 사랑 같습니다.


ps) 양조위의 벗은 모습을 보면서도 느끼지만,
이상스레 나이든 남자의 몸은 이쁘지가 않네요,
여자와 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