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라고 말하기에 이건 그냥 노트북으로 본거죠.
김윤진인가요? lost 배우가 나와서가 아니라,
작년에 꽤나 화제가 된 작품이라서,
보았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좋은 시나리오 - 감독 - 배우의 조합이긴 했는데,
결국 중요한 순간이, 실타래가 풀리는 순간이
너무나 쉽고도 가볍게 지나가 버린다.
어느 정도의 암시가 좋긴 하지만,
2시간의 땀 흘리며 sex를 하는데,
아무 느낌없이 사정을 하고,
주섬주섬 서로 뻘줌이 옷을 입는 느낌이랄까?
앞의 99%가 나빴다면, 에헤이 하고 끝날 텐데,
좀처럼 볼 수 없는 화면빨과 이야기도 참 좋았는데,
아쉽다.
또하나, 김윤진의 연기력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사실 내가 김윤진 팬도 아니고 그냥 영화를 보는 입장에서,
영화와 배우를 같이 놓고 보면
웬지 배우가 영화를 잘 못 이끌어 가는 것 같다.
모랄까, 웬지 모를 어색함이 배어 있기도 하고,
감정이입이 잘 안 된다.
반면, 남자 형사는 오호라~ 할 만한 연기를 보여준다.
그 이외에 눈에 익은 조역들은 너무 눈에 익은 것과
스테레오 타입에 충실하다는 것을 빼면 안정적이다.
누군가 다시 이 영화를 리메이크 했으면 좋겠다,
실타래 푸는 부분이 조금 더 극적이고 교묘하게 진행해서
뒤통수 때리는 반전이면 좋겠다.
ps)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영화는 촬영까지 들어갔는데 넘어갔단다.
그때까지 쓴 돈이 30억이란다.
다른 영화사(인지 투자자인지)에서 다시 만들었는데,
시간과 돈에 그리고 김윤진의 스케줄까지 그래서
아주아주 빨리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말하는 저런 부족함이 나왔을지도 모르고,
반대로 어려운 상황에서 참으로 극적으로 잘 만들었다.
ps2) 실험적인 화면빨은 그 상황에서 최선이었을지는 몰라도,
나는 별로다.
아직은 큰 스크린에서 뽀얀 화면발을 보고 싶다.
ps3) 이 영화의 원제는 <목요일의 아이>인데,
<목요일의 아이>는 책 제목이기도 하다.
한 20년전의 청소년 소설인데, 나의 연애관의 원형질 같았던...
지금도 어딘가 집에 있을 텐데,
이사하면서 도통 찾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