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두부는 참 묘한 음식이다.
내가 순두부에 빠지기 시작한 것은 학교 앞 허름한 집에서 끓여주는 순두부 덕분이다.
지금도 신기한 것이 순두부가 반쯤 들어가는데,
순두부가 밍밍한 맛이 있는 것이 아니라 국물의 맛이 베는 특이한 순두부였다.
(지금 생각하면 이건 불가능하거나 나의 이미지이다.)
전역 후에 그 집은 없어졌고, 나는 이상한 순두부만 먹다가,
Seattle 시애틀에서 호순이 순두부를 가면서 다시금 순두부에 빠져들었다.
(지금은 호순이가 별로라고 한다,)
미국에서 밍밍한 음식만 먹다가 순두부를 먹으면
그 약간 매운 맛에 속이 확 풀리면서
아 이 맛에 사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재료는 또 얼마나 풍부한지 한국에서는 그런 순두부를 못 먹었다.
나중에는 역수입되어서 한국에서도 저런 비슷한 순두부를 먹곤 했다.
미국 출장 중에 일주일 동안 이상한(?) 것만 먹다가
주말에 한인타운에 가서 순두부를 먹을려고
100km 거리를, 차 막히면 2시간 걸리는 거리를 운전하곤 했다.
이렇게 순두부는 소!중!한 음식인데,
얼마전 중심상가에 오픈한지 좀 된 LA북*동 순두부에 갔다.
많은 기대가 되었다,
프랜차이즈니 통일된 맛일 것이고,
아 이제 동탄에 먹을만한 밥집이 하나 생기는구나!
먹고나서,
동행하신 분이 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둘 다 별로라고 동의했고,
역시 동탄에서는 무얼하든지 똑같구나 -.-;;;
아이스크림이나 빵집 같은 것이 아닌 밥집은 안되는구나...
그럼 왜?
일단, 국물이 빨갛기만 하지, 얼큰함이나 매콤함이 없다.
더 이상 무슨 할 말이 있는가.
내가 먹은 것은 해삼순두부였는데, 건더기나 순두부가
먹을 만한 것도 아니었고.
그렇게 된 마당에 반찬이 무엇이 깔리든 만족스러울까.
뻔한 인테리어, 뻔한 서비스에 어우러진
차라리 그냥 풀무원 순두부양념이 낳을 것 같은 찌게그릇을 보며,
동탄에 먹거리 없음이 심히 걱정된다.
월세가 비싸니 그렇겠지...
anyway 식당 아저씨 아줌마,
주말이면 외식하러 나가는 동탄人을 원망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