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말 많이 회자되던 - 나만 그랬던 - 경축 우리사랑을 보았다.
글쎄, 다운 받아서 본 것을 영화를 보았다고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보았다.


오랜만에 영화를 본 느낌이다.
필름으로 찍는다고 해서 모두 영화인 것은 아니다.
그냥 한 컷만 봐도 나의 온 감각을 뚫고 들어와
눈과 귀가 아닌, 나의 자아에 이야기를 뿌리는 것들이 있는데, 이 영화는 그렇다.
(그래서 간만에 남겨본다)

이야기는 뻔하다: 딸네미 남친을 훔치고, 아기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


보여주고 싶지 않은, 들려주고 싶지 않은, 삶의 다른 구석탱이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래서, 보는 내내 유쾌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하지만, 정말 영화가 영화일 뿐일까?
실제 저런 일이 벌어지고, 저런 현실들이 팡팡 터지는 현실에서 저것은 현실의 부분이겠지.
저런 <난감함> 속에서 어찌 할 수 없는 것도, 그냥 우리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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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예산이고 머고 나는 관심이 없고, 실제 이야기가 가끔 생략되고 과장되어서 좀 당혹스럽다.
특히, 여자가 하숙생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는 계기가 특히 그렇다.
이해는 가지만, 조금은 친절했어야 하지 않을까?

***

이 영화를 보면 한국의 남자들은 반성해야 한다.
영화 속에서 김해숙이 왜 저렇게 바람을 필까를 하면 답은 쉽게 나온다.
반대로, 기주봉은 왜 바람을 필까를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열 여자 마다하지 않는 남자의 속성에도 문제가 있고,
그 나이 또래의 인간들이 갖는 그릇된 성의식에도 문제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둘 간의 성에 대한 긴장감이 풀리기 때문이겠지.

그것은 우리가 흔히 말하듯이 <가족>이 어떻게라는 말도 되지만,
반대로 가족은 안되는데, <바람>은 되는 것은 말도 안된다.
결국 그 둘간에 정신적으로 채워지지 않는 그 무엇을 위해 바람을 핀다는 것이다.
부부가 삶의 동반자가 아닌 삶의 도구로 격하된.

***

이러나 저러나 사는 것은 쉽지 않다.


* 뱀다리) 영화 후에 주인공인 김해숙과 기주봉은 인터뷰가 몇 번 있었던 것 같은데,
유독 감독 오점균에 대해서는 인터뷰가 없었던 것은 나의 기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