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 I Joe를 본 것은 순전히 이병헌 때문이다.
<달콤한 인생>에서 보여준 연기는 최고였고,
그 이후에 그의 작품들을 주의 깊게 보게 되었다.
물론 <그 해 여름>에서는 배역과는 안 어울리는 근육이 좀 웃기기는 했지만,
이병헌은 TV와 영화에 양 다리를 걸치고 있고,
잘 생긴 배우군 (이정재, 정우성)과 연기 잘 하는 배우 (송강호, 설경구) 등의
중간에 있는 아주 이상한 배우이기도 하다.
아무리 이병헌 때문에 보기는 하지만, GIJ를 보는 순간 나는 이병헌이 아닌 GIJ를 보는 사람이 되고,
스크린 가득 펼쳐지는 별천지 같은 세상에 재미나기만 하다.
하지만, GIJ는 좀 너무 한다.
1) 무엇보다 컴퓨터 그래픽 티가 너무 난다.
미니어쳐도 아니고, 3D 같은데 초반에 나오는 헬기나 중간중간 장면은 어찌 30년 전의 스타워즈만도 못할까.
나름 최고는 아니라도 블럭 버스터인데 좀 심했다.
2) 마지막 장면들은 스타워즈를 배꼈다.
블럭 버스터에서 줄거리는 그닥 중요하지 않다.
어물슬쩍 넘어가도 아무도 <왜>라고 묻지 않고, 설사 그런다해도 <영화자나>라면 끝이다.
근데, 결정적인 장면들은 우주를 바다로 옮겨 놓고 기지를 향해 폭격을 가하는 것이나,
칼싸움 장면이나 그 배경들은 스타워즈와 비슷하다.
비슷하다고 카피냐고 하지만, 비슷해도 창조적인 변형이 가해지지 않으면 카피다.
이런 상황에서도 나름 흥행이 잘 되는 것은,
한국 영화 틈에서 볼만한 블럭 버스터가 없기도 하겠고,
이병헌이 나름 헐리웃에서 대접 받으면서 연기하는 것에 대한 갈채이기도 할 것이다.
원작의 한계일 수도 있으니, 2/3편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