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밀레니엄 맘보

film 2004. 1. 12. 15:13

가끔 거장의 영화도 거지 같을 수 있다.

글쎄, 이 감독을 말하면 꼭 비정성시가 나오는데,
나에게나 감독에게나 이 영화는 장애물이 되기도 하고, 지렛대가 되기도 한다.

밀레니엄 맘보,
좋아하는 감독이 만든 (?),
좋아하는 나라 대만에서 온,
아주 심심하고 재미없는, 기대가 많았기에 최악의 영화이다.

기본적으로 나는 그렇다, 영화란 재미있어야 한다.
<재미>란 내러티브 즉 이야기가 주는 재미가 있을 수 있고,
커다란 스케일 특수효과등을 이용한 눈요기가 있다.

미안하게도, 이 영화에는 아무것도 없다.
간단한 줄거리와 계속 적으로 흐르는 테크노......

하지만, <울림>이 있다.
퇘퇘 거리며 극장을 나와서 밥을 먹고 잠을 자고,
3박 4일이 지나도 지금 그 영상이 눈 앞에 있다.

테크노가 흐르고, 술에 취해 흐느적 거리던,
눈 내리던 일본,,,
사랑, 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날 약속을 하고, 못만나고,,,

스무살 때는 누구나 그렇다.
아무 것도 결정되지 않은 시간,
그렇기 때문에 불안하고, 그렇기에 무엇이든 할 수가 있고,......

이 영화는 10년 전에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10년전에 가득찬 술 잔처럼 찰랑 거리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누가 마셨는지도, 정녕 마셨는지 버렸는지........

이 영화는 3부작의 첫번째라고 한다.
시나리오도 없이, 그냥 찍었다고...
길게 긴 호흡으로 이어지는 영상,
이 새끈하고 삼박하게 흘러가는 것보다는
더 좋자나~


2편과 3편이 나올 수는 있을까?
이 영화를 대만에서는 3천명이 보았다고 한다.
깐느구 머구, 3000명이 보는 영화를 꼭 만들어야 할까?
하지만, 속편이 기대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 나다, 2004년 1월 9일, 김민정과 같이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