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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6.07 어느 봄 날 (2) ::: 춘천行 with lee

어느 봄 날,
밤 새고 집으로 가던 나와, 이직중인 lee를 만나서 - 이직중이라 놀고 있었다 -.-;;; -
밥을 먹기로 했다가, 이왕이면 교외로 그래서 춘천까지 가게 되었다.
#1 춘천 가는 길
구리-마석으로 통하는 46번 국도 대신,
양수리길을 통해 가기로 했다.
곳곳에 피어 있는 벗꽃, 개나리, 진달래......
그런 길을 가는 것만으로도 나나 lee나 모두 행복했다.

자 여기서 lee는 어떤 사람인가 하면,
S회사에 근무할 때 같이 근무한 동료입니다.
밤이면 퇴근하다, 편의점에서 맥주도 마시고,
새벽도록 술 마시고 제 자취방에서 많이도 잤던 -.-;;;
S회사에서 근무하던 어느 날 <내일 파란이 불거야>라는 말과 함께
사표를 던지고 회사를 나갔다가, 1년만에 다시 돌아왔답니다 -.-;;;
그 사이 저도 S를 떠났구요.
#2 춘천 명동
춘천 명동의 닭갈비 골목 입니다.
춘천은 어릴 적에 놀러다니던 번화가라서 조금 압니다.
많이 변했지만, 육림극장이니 명동이니 뼈대는 그대로죠.

자 이제 저 골목에 들어가서 닭갈비를 먹어 봅시다~~
닭갈비의 본고장 춘천~!
에서 자란 것은 아니지만, 옆동네 가평에서 자라서 닭갈비를 어릴 적부터 먹었습니다.
그래서, 닭갈비 맛을 잘 알죠.
어릴 적 먹던 닭갈비가 요즘과 다른 것은 먼저, 연탄불에 했다는 것입니다.
연탄과 가스는 불의 온도가 다른지는 몰라도, 그 맛이 다릅니다.
연탄이 더 진하게 맛있다고나 할까요? 불 조절이 안되어서 그랬을지도 -.-;;;
암튼 저는 가스불보다는 연탄불이 더 좋습니다.

또 다른 것은 고구마를 쓴다는 것 입니다.
고구마가 다 익으면 닭갈비도 다 익었다는 뜻 이죠.
서울의 체인점들은 고구마를 너무 적게 쓰고~
동치미도 안 나오고~ 이상한 반찬만 나오고~ 에이~


언제부터인가 밥을 섞어 먹는데,
닭갈비에 사리 섞어 먹는 것이 젤 맛 있습니다.
우리집 식구들은 사리 먹는 맛에 닭갈비를 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오랜만에 너무나도 맛있게 닭갈비를 뚝딱 해치웠습니다~
고향집 앞에 닭갈비 집이 있었더랬죠.
밤에 배고프면 돈을 모아서 닭갈비 3대 정도에 사리를 사와서 먹곤 했습니다.
문제는 밤에 몰래 집을 나가야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부모님이 알아도 모른척 하신 것 같습니다,
ㅋㅋㅋ



춘천 명동 거리는 하나도 변함 없더군요.
여전히 청구서적이 있고, 프로스펙스가 있고......
어릴 적에 그렇게 길게 느껴지던 거리가, 지금은 왜 그리도 짧은지...
lee가 이때까지는 기분이 참 좋았더랬는데,
차에 가자 딱지가 떼여서 있어서 참 많이 분통해 하더라구요,
아침에도 한 개 띠여서, 하루에 8만원을 고스란히 날렸습니다, ㅎㅎㅎ~
#3 소양강 댐
가평 고향집에 친구들이 놀러오면
의례히 춘천에 데리고 왔고,
의례히 소양강 댐에 왔습니다.
이번에는 안 갔는데, 보통은 청평사에도 배를 타고 왔고요.
소양강 담수호도 변치 않고 그 푸르름으로 있더군요.
사실 실제로는 날씨도 좀 뿌옇고 했는데~ 머 사진빨 입니다~


아래 사진은 물 위에 튀어 오르는 물고기 같은데,
왜 저는 이것을 보면 물고기 같지가 않고, 자꾸 딴 생각이 나는지 -.-;;;;;;


춘천 시내 버습니다.
맨날 버스 타고 다니다가, 이번에는 차 타고 왔네요.
서른줄에 들어서니 저도 그렇고 주변에 친구들도 다 차가 있네요.


호수를 등지고 한 방~
사진에서 보이듯이 lee는 모랄까,
듬직한 첫째 아들 입니다.
언제나 묵묵히 자신의 일에 충실하는 사람이죠.
근데 왜 맨날 나한테 와서는 하소연 + 짜증을 내는지...
머 술 한잔 하면서 그런 이야기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요즘은 차를 가지고 다녀서 그런데 예전에는 정말 술을 많이 마셨는데...
오 lee~ 집에 마나님 없을 때 우리집에 와서 밤새도록 마셔요~

lee의 또하나의 identity는 <5사단 이병장>입니다.
케러비안 베이일이나이렇게 보면 훈련 한 번 안 받아본 것 같은데-.-;;;
자신이 최전방에서 생활했다고언제나 말하고 다니며,
심지어 5사단가도 부른답니다-.-;;;;;;
댐에서 선착장에 가다보면 이런 가게들이 조르르 있습니다.
먹고는 싶었는데, 맛 있을 것 같은데, 닭갈비를 너무 많이 먹어서 ^^;


요 놈이 바로 청평사를 비롯하야 인제 양구 그런 곳으로 가는 배 랍니다.
소양호가 너무 켜서 배를 타고 다른 동네에 가곤 한 답니다.
소양댐에 가시면 꼭 배를 타고 청평호에 들어가 보세요~
연인과 갔다가 일부터 막배를 놓치는 헐리우드 액션은 x


#4 의암호
집에 가보다니 어찌하여 의암호를 거쳐 갔습니다.
잔잔한 호수 물과 파란 하늘과 뭉개 구름이 있는,
그냥 그 곳에 있는 것만으로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물론 lee나 나나 왜 이 사람과 같이 있어야 했나를 원망하긴 했지만 -.-;;;)


#5 등선폭포
강촌 가기 직전에 등선폭포가 있습니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갔는데,
작은 폭포가 계속 나오는 - 여름이었으면 시원했을 계곡입니다.


오~ 찍고보니 이 사진 의외로 괜찮게 나왔네요!
한때 lee의 id가 boxerlee 였던 적이 있었더랬죠.
boxer? 몸이 딴딴하긴 해도, 설마 했는데,,
어느 날 고객사에 갔다가 lee가 한 때 boxer였다는 놀라운 소식을 들었죠,
근데 boxer lee~ 왜 케러비언 베이에서
물미끄럼틀을 그렇게 무서웠했던 것이야?


#6 양수리
집으로 오다가 마지막으로 양수리에 들렀습니다.
실제로는 이보다 휠씬 어두웠는데 -.-;;; 사진은 꽤나 밝게 나왔네요.
드넓은 물 위에 달이 더 있고...
밀려오는 어둠 속에 멀리 빛나는...

#7 화로구이
저녁 먹으로 동네에 있는 화로구이 집에 갔습니다.
사진에서 보다 싶이 규모가 장난이 아닙니다!
메뉴는 단 한가지, 돼지갈비와 김치찌게~!


숯불위에 보들보들한 돼지갈비가~ 오호호호~~~
얼마나 맛 있는지~~~
lee가 운전을 해서 술을 거하게 못 한 것이 아쉽네요.



이렇게 lee와 가자~ 해서 갔던 춘천까지 짧지만 길고 재미있었던,
어느 봄 날의 여행이 끝이 났습니다.
명동에서의 닭갈비도, 그리고 주차위반 딱지도~
모두모두 추억이 되어
다시 우리에게 돌아 오겠죠~
*ps)
얼마 후 lee는 들 뜬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누가 내 차를 살짝 박았길래 8만원을 뜯어냈어~
그렇게 그는 2장의 딱지를 해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