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광욕과 꽃

2003 ~ 2006 2004. 3. 26. 14:43
나이가 들면서 좋아하는 것이 생기는데, 그 중 하나가 일광욕이다.
여름은 그렇고, 봄과 가을에 햇살을 맞는 것은 하나의 즐거움이다.
특히 새로 이사온 - 그러고 보니 벌써 8월개월째에 접어드는군 -
집은 동향이라서 아침에 해를 볼 수 있다.

해가 뜨고, 옷을 훌훌 버리고 - 물론 하나는 입는다 -.-;;;
햇살을 쬐면서 아침을 맞이하고 있으면 그렇게 좋을 수 없다.
특히 봄햇살은 마치 무슨 에너지를 쬐고 있는 것 같다.

***

Seattle을 잊을 수 없다. 10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비가 내리는 곳.
비가 안오면 구름이 끼고, 안개비가 매일 내리는 곳.
그곳에서 봄날 어쩌다가 비추는 햇살은 행복 그 자체이다.
물론 6월부터 10월까지는 비도 거의 안오고, 매일 행복 자체지만.



그리고 어디나 그렇지만, 햇살과 함께 꽃은 온다.

목련이 핀다.
나는 목련을 좋아한다.
일찌감치 주택가 골목에서 우아하게 그 흰색을 자랑하는 것을 보면 이야~!
하지만, 그 끝은 약간 지저분한 편이다 -.-;;;
마치 우아한 어느 귀족 부인이 사창가에서 최후를 맞이하는 것 같은 -.-;;;


그리고, 개나리가 좋다.
팝콘나무라고 부르는데, 어느 날 갑자기 펑하고 피어있으니!


진달래도 좋다.
산에 들에 피어 있는 자주색의 꽃을 어찌 빼먹을 수 있으랴.

벗꽃도 좋다.
특히, 바람부는 날 벗꽃<눈>이라도 내리면...
비 나리고 나면 떨어져 있는 벗꽃에 가슴이 아프니!~!



오늘 늦으막히 햇볕을 쬐며 걷고 있으니,
내 맘에도 꽃이 피는 것 같다.



이렇게 봄이라고 하는 사이 봄은 가겠지.
봄이 가는 것은 그 자체로도 슬픈 일일지인데...

anyway, it's springING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