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지 않는

어제 잠을 많이 자서 오늘은 일찍(?) 깼다, 4시?
곧 세상은 밝아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파란 하늘이 열리고, 그 밑에 오렌지빛 물결이
세상을 아름다운 실루엣으로 만들고 있었다.

사진에는 없지만, 앞 아파트 위에 살포시 떠 있는 초생달이
자아내는 이국적인 느낌에 잠시 영혼을 빼았겼다.
(이 뜨악한 기분을 어찌 다른 말로 쓸 수는 없다.
낯선 곳에서 보는 거대한 풍경이 주는 그런 느낌을...)

사진을 몇 장 찍고, 다른 카메라로 찍을려고 하자,
아! 이 느낌이 나지 않는다. 파란색은 좀 더 엷어졌고,
세상의 실루엣은 사라지고 디테일이 살아났다,,,


짧은 순간 머물러 있는 것은 없다.
찰라가 영원이고, 겁의 시간이지만,
미분화된 시간을 우리는 적분하며 살아아고,
흩어진 시간을 주어 모으며 우리의 소중한 일상을 꾸려간다.

오랜만에 태양이 세상을 비추어오는 모습을 보니,
이상한 힘이 안에서 솟아난다.
아 이래서 사람들은 일출을 보러 멀리까지 가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