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왔더랬습니다,
봄 비가 왔더랬죠,
봄비라기 보다는, 봄을 재촉하는 비 였을 겁니다,
많은 상념이 머리에 뒤엉킨 날이었습니다,
세상에는 생명의 탄생만큼 이나 많은 죽음이 있고,
- 탄생과 죽음 모두 공고롭게도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군요 -
한동안 잊고 살았었습니다,
친구 생각도 했습니다,
웬지 어색해진 마음에 멀게 느껴진 놈들과
오랜만에 봤습니다.
싸우지도 않았는데, 사랑하는 사이도 아닌데 -.-;;;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조망간 다시 뭉치기로 했습니다,
도시에서의 생활이,
급변하는 만큼 미래 역시 보이지 않는 도시 생활이 그런가 봅니다,
매일매일 얼굴을 맞대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통화하면서도,
일로 엮이지 않으면 다시 볼 일이 없는 것이
회사일인가 봅니다,
결국 일로 끝날 관계인 회사생활,
아무리 돈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이런 관계에 내 인생을 쏟아붓는 일이 잘하는 것일까요,
나는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나요?
언제부터 사람들의 눈을 피해 도시락을 먹기위해 비상계단에 갔는데,
그곳 아래에는 나무 한 그루가 이렇게 서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 나무를 <나를 위해 꽃이 피는 나무>로 명했습니다,
나를 위해 울어주기에는 아직 우리는 친하지 않거든요,
좀 친해지면 그때나 부탁할라구요.


나무도 부슬부슬 비를 맞고 있었고,
줄기에 살그무리 녹음이 올라오는 것이
이제 날씨가 따스해지면 저 놈도 꽃을 피겠죠,
무슨 꽃일지 궁금합니다,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사는 것이 무엇인지,
20대에 풀지 못 한 고민들을 그냥 묻고 살아왔는데,
갑자기 불쑥불쑥 찾아와서는
안 그래도 쓸데없는 것으로 복잡한 내 머리를 아프게 합니다.
그래요, 쓸데없는 것들인데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것들이 가득이죠,
엔트로피라고 하나요, 세상의 복잡도는 계속 증가한다고,,,
나이를 먹는 것을 한 마디로 말하면 엔트로피의 증가라고 하면 맞을 것 같아요,
언제나 왜 상념들이 이리도 많은지,,,,,,
늦은 점심과 함께하며 창가에서 잠시 행복했지만,
결국 다시금 모든 것은 원점으로 왔습니다,
내가 바꾸지 않는한 아무 것도 바뀌지 않고,
나는 도시 한 구석에 처박혀 또 일상을 살아갑니다,
힘든 - 비일상에 얼마나 달콤한 -일상을 원하는지는 알지만,,,
휴,,,,,,
이노무 일상을 껴앉고 뛰어내릴 수도 없고,
문제는 나 자신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하며,
사무실로 들어갑니다,
전화는 걸려오고, 사람들과 미팅을 하고,
퇴근길 친구를 불러 술을 한 잔 할까 하다가,
에이 바쁘겠지 하는 생각에 핸드폰을 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