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08시 30분경 나는 김포발 포항행 비행기 안에서 샌드위치를 먹고 있었다.
비행기에서 나누어 주는 음료 이외에 무엇을 먹는 행위가 익숙치 않지만,
냄새가 나지도 않기에 먹지만, 그래도 슥삭 먹어 치우고,
부록으로 딸기맛 우유까지 먹어 치우는 순간,
<<포항 기상악화로 비행이 취소 되었습니다>>
고속도로에는 유난히 관광버스가 떼로 움직였고,
적당히 빠르지만 과히 빠르지도 않은 그들을 추월하면서
대구까지 갔을 때
<낙동대교 163km 지점 사고>라는 표시판의 의미를 알 수 없었다.
곧, 모든 차선에서 브레이크등과 비상등이 점멸되고,
나 역시 그러했다.
차가 막히나?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도로에 손상된 물체들이 떨어져 있었고,
곧 사람이 고속도로에 누워 있었고,
넘어진 화물차,
가드레일을 처박힌 고속버스,
버스에서 아이들을 구출하는 119아저씨들,
도로에 내려와 있는 아이들......
포항에서 포털뉴스를 보자 사진과
안전벨트 덕분에 아이들이 안전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
어제 사망한 운전기사의 가족들은 슬펐는지,
갑작스런 사고를 당한 학부모들은 얼마나 놀래 대구까지 내려갔고,
나머지 학생들은 수학여행은 계속 이루어졌을까?
왜 버스 기사는 졸음운전을 했을까.
전날 친구의 고민을 늦느랴 잠을 청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내가 보기에 잠깐 언급하기에는 너무나 큰 일인데,
쓰잘데기 없는 일들을 이야기 하느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슬픔과 고통에 넣을 이야기는 온데간데 없다.
돈이 흘러가는데 모두 신경을 쓴다.
이승엽의 홈런에 더 관심을 둔다.
이웃사촌의 소중한 삶은 온데간데 없고,
딴나라의 이야기가 나를 감싼고 있다.
***
나는 우리 사회에 적합한 사람일까?
사회가 나를, 내가 사회를 필요로 하기나 하는 것일까?
꼭 그럴 필요는 없지만,
어쩔 수 없이 이 사회에 순응하고 사는데,
계속 이렇게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
짧은 고민을 해본다.
제기랄, 이런 고민도 길게 할 수 없는 나의 하루,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