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어떻게 시간이 나서 나 스스로를 바라보게 될 때면,

낯설다...

내가 나랑 가장 절친이 되어야 하는데,

다른 사람보다도 나랑 있는 것이 어색하고 낯서니...

 

이럴 때 나를 위해 차를 한 잔 따르는 것이

내가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이다,

흠...



새로운 곳에 가면 모랄까... 살짝 당황스러운 일을 겪기도 한다.
대다한 것은 아니고, 머 이런 것이다,

욕실에 갔는데, 어떻게 물을 트는지 모른다거나,
렌트한 차를 가지고 주유를 하러 갔는데,
주유구 방향을 못 찾고, 주유구 버튼을 못 찾거나...
화장실에 갔는데, 물 내리는 버튼이 없어서 못 나오거나...
알 것 같은데 먼가 모르는 것들...

좀 더 오래 있다면 머리를 자르러 가야 하면,
어디를 가야할지 모르는 일이 생기곤 한다...


여행을 가서야 저런 일이 있었는데,
요즘엔 반대로 저런 일을 겪어야 내가 어딘가에 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몇 번 하다보면 이런 일도 익숙해지고...

나중에는 그냥 덤덤해지고...
재미없어진다.


하지만,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살아가는 모습은 항상 흥미롭고 보고 싶어진다.



보통 계절은 <갑자기> 와 있더랬죠.

3월이라도 3월인지 모르고,

너무 더워서 봄옷을 꺼내며 봄이구나 했는데,

요즘은 하루하루 햇살과 바람, 그리고 봄내를 느끼며 봄이 오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특히, pat metheny - off ramp에 실려 있는 are you going with me를 들으며

아 정말 봄이구나 하곤 느끼죠.


***


봄에, 이 봄 기운에 대한 기억은 저 멀리 seattle에서의 기억이 납니다.

state id인가 무슨 신분증을 만들려 가야 했습니다.

위치를 몰라서 전화를 하니 <union and pike> 라고 끈더군요.

저는 가는 방법을 물었는데, 왜 자꾸 저런 말만 하는지,

인도계로 생각되는 전화 받는 사람에게 두어번 전화해서 귀찮게 했죠.


나중에 알고보니, 버스를 타고 union street와 pike avenue에서 내리라는 말이었죠.

거기는 정거장을 저렇게 말하더라구요.


막상 버스를 타고 가보니... 1시간은 더 기다려야 했고,

노숙자들은 번호를 뽑아서 급한 사람들에게 암표 팔 듯 팔더라구요.

암튼 시간내에 들어가자, 늦어도 발급을 받게 되었습니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옆에 앉은 백인 금발 여자 

- 대체 왜 백인이고 금발인 것이 중요한지는 몰라도 -

와 이야기를 했는데, 그때 차가 막혀서 rush hour라는 말을 했더니,

미국은 사람마다 출퇴근 시간이 달라서 러쉬 아워가 없다는......



그때 알았죠, <미국은...>이라는 말은 없구나...

미국은 <미국은...>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크고, 다양한 것들의 느슨한 조합이라는 것을...


***


갑자기 날 좋은 봄날 이 기억이 떠오르는지 모르겠습니다.

마치 한장의 사진처럼 그날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내 모습이 떠오릅니다.

어학연수 하러 갔지만,

모든 것이 불안하던 시절이 아니었나 합니다.

연수를 결정하고 순식간에 여권/비자 및 수속을 마치고,

자취방을 정리하고,

한달도 안되어 내가 미국에 있었으니...


그래도 이렇게 떠오릴 수 있는 무었인가가 있어서

행복한 하루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