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장동을 걷다

2003 ~ 2006 2005. 8. 28. 23:13
카메라 한 대 메고 걷는 길이
가장 홀가분하고
가장 자유롭습니다.

어느 골목이든지,
골목길은 걷고 싶습니다,
큰 길이 아닌 골목길에 사람들의 일상이 걸어다닙니다.


오장동을 비롯한 청계 을지로는
평일 매우 번잡한 반면,
주말과 밤에는 아무 것도 없어서
낮과 밤에 오면 마치 다른 곳을 걷는 것 같습니다.


오장동을 지나 한 때 매일 지나던 길가에 가보았습니다.
별로 멀지 않은 과거이지만,
그때 만나던 친구들이 그립습니다.
헤어진 것도 아니고 연락이 끈긴것도 아니고,
서로의 일상을 열심히 살다보니
항상 언제 한번보자라는 말로 끝을 맺는 친구들,
친구야
언제라도 만나서 이렇게 길거리에서 음료수 한 잔 하며 이야기 하고 싶구나.

무슨 터널을 지나온 느낌이다.
굿 하듯 정신없이 프로젝트M을 시작했고,
응급실과 입원실에 며칠을 있어야 했다.
두 번의 광주行 끝에 생긴 약간의 여유로운 시간들......

이렇게 시간의 터널을 지나고 나면,
내가 얼마나 긴 터널을 지나왔는지 알고 싶지가 않다.
아니 그러기 보다는 그것이 두렵다,
지나온 시간에 나는 무엇을 했는지,
아무런 나아진 것이 없이,
마냥 제자리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인생은 자전거와 같아서 가지 않으면 멈추어 버린다.
페달을 ㅤㅂㅏㅀ는데,
체인이 풀렸는지 허돌 때의 낭패감이,
내리막을 내려가는데 브레이크가 안들어서,
가속을 받으며 저 밑으로 가는 느낌이랄까...


사실은 내가 어떻게 가고 있는 모르겠다,
어떻게 저 터널을 지나왔는지,
내 앞에는 무엇이 있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
돌이켜 지나 온 시간만을 복습할 뿐,
내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어차피 알고 지나간 길은 아니지 않는가.
푸른 새벽 길을 나서는 여행자는
꿈을 꾸듯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

하지만, 나는 여행자가 아닌
일상의 붙박이가 아닌가.


언제나 그렇지만,
살면서 살면서 인생이란 더욱 알 수 없는 이다.

******

친구들이여 건강하고 행복하여라,
너와 오늘을 같이 못 함이 아쉬울 뿐이다.

장마

2003 ~ 2006 2005. 6. 26. 07:36


길고 축축한 터널이 눈 앞에 있다

저 곳을 지나가는 사이
나를 둘러싼 삶의 균형이 유지 될 수 있을지
곰팡이가 피어나는 것은 아닌지
터널을 지나면
뜨거운 태양이 나를 맞아주리라,
태양을 내 가슴에 넣고
다시 ** 하리라